이형봉강: 한국 영화계의 젊은 감독의 성공 이야기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기뻐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세계 각국에서도 수상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충무로의 거장인 박찬욱, 이창동 등과 비교되며 저평가 받고 있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점이 부족했기에 이러한 평가를 받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미래라고 불리는 두 명의 감독들을 소개하며 현재까지의 과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한국 영화계의 현실은 어떠한가요?
현재 한국 영화계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제작비 100억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만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고, 나머지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대기업 계열사 중심의 배급 구조로 인해 독립영화 및 중소 규모의 영화들은 개봉조차 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2018년 한 해 동안 극장 관객수는 2억 1천만 명이었지만, 상영편수는 약 6천 편에 달했습니다. 즉, 전체 스크린의 90%이상이 대작 위주의 상업영화로만 채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다양성 영화 시장은 점점 축소되고 있으며,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창작 활동 역시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독립영화란 무엇인가요?
독립영화(independent film)란 기존 주류 영화산업 시스템 밖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말합니다. 따라서 대형 투자배급사나 멀티플렉스 체인 없이 소규모 저예산으로 제작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장률 감독의 <경주>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거대 자본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결국 예술성과 작품성이 뛰어난 좋은 영화보다는 대중에게 인기 있는 영화만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의미의 독립영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두 감독님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먼저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이용하여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011년작 <돼지의 왕>은 학교 폭력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2013년작 <사이비>는 사이비 종교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2016년작 <부산행>은 좀비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재난상황 속에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아름다운 영상미를 강조함으로써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004년작 <초속 5센티미터>는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아름답게 표현했으며, 2007년작 <언어의 정원>은 비 오는 날 공원 벤치에서 만난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7년작 <너의 이름은>은 꿈속에서 몸이 뒤바뀐 소년 소녀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영화계는 할리우드 영화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그로 인해 ‘돈’이 되지 않는 작은 영화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고, 소수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만의 영화를 접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인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의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